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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아티스트 A ~ N/[ J ]

Jimmy Eat World (지미 잇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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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밝은 듯하면서도 내성적이며, 명쾌하리만큼 스트레이트하면서도 가슴을 녹이는 따스함이 존재하는…. 지미 잇 월드의 사운드는 그러하다. 이들의 새 앨범 [Bleed American]은 섬 41(Sum 41), 블링크-182가 그러하듯, 쾌활한 펑크 팝을 좋아하는 이들을 아우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가운데 곳곳에 이들만의 개성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개성은 이모코어(Emocore)라는 말로 설명되는 독특한 영역에 기인한다.

 

애리조나에서 탄생된 밴드는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는 짐 애드킨스(Jim Adkins)를 중심으로, 역시 기타와 백그라운드 보컬을 겸하는 탐 린튼(Tom Linton), 그리고 베이시스트인 릭 버치(Rick Burch)와 드러머 자크 린드(Zach Lind)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메틀리카를 커버하였던 친구들로 94년 셀프 타이틀의 데뷔 앨범 이후 96년 [Static Prevails]와 이들의 대표 앨범 [Clarity](1999)로 이모코어를 대표하는 밴드로서 자리매김하였다.

 

코어라는 말로 자칫 오해가 있을 이들의 사운드는, 거슬러 올라가 푸가지(Fugazi)까지 들먹일 수 있는데, 80년대의 일반적인 펑크, 하드코어 사운드와는 달리 노여움이 거세된 채 벅찬 감성이 이를 대신하는 매력적인 서브 장르로, 그간 지미 잇 월드를 설명하는 데 항상 따라다녔던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공격적인 부분이 없기 때문에 사운드 자체가 내성적으로 보이게됨은 당연하다. 지미 잇 월드의 음악이 널리 선보여진 계기가 된 건, 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영화 ‘Never Been Kissed’의 사운드트랙에 실린 유쾌한 작품 때문이었지만, [Clarity]가 이처럼 라디오 플레이에 적당할만큼 낙천적이고 경쾌한 사운드만으로 채워진 것은 아니었다.

전 레코드사를 떠난 밴드는 그간 자비까지 동원해 꾸준한 투어를 펼친 덕분에 팬층을 넓게 다질 수 있었고, 새 앨범 [Bleed American]은 비스티 보이즈의 ‘그랜드 로열’ 레이블을 통해 처음 발표되었다. 이후 이 레이블이 문을 닫은 까닭에 ‘드림웍스’를 통해 나온 앨범에는 ‘Bleed American’라는 타이틀이 빠져있다. 아무래도 지난 미 테러사건 이후 이 타이틀이 민감하게 다뤄졌던 듯 싶다. 이 새 앨범은 이모코어의 대표 밴드로 만들었던 전 앨범과는 다소 다른 사운드이다. 이전 히트곡 'Lucky Denver Mint'에서 보여주었던 쾌활함과 외향적인 성향이 앨범 전반에 펼쳐져 있어 가슴을 활짝 편 모습이다. 때문에 이모코어라는 느낌보다는 밝은 멜로디의 팝 펑크라는 인상이 더욱 짙어졌다.

 

수록곡을 살펴보면, 거친 기타 리프와 함께 터져 나오는 팝 펑크 'Bleed American'은 ‘TV가 켜져 있기 때문에 나는 외롭지 않아, 매일 적당한 약을 먹기 때문에 나는 미치지 않아’라는 가사가 인상적으로, 살짝 떠는 목소리를 선사하는 보이스와 팝 펑크라는 겉 모양새를 떠나 뛰어난 멜로디 메이킹와 송라이팅으로 들으면 들을수록 감칠맛을 느낄 수 있을 듯. 이이지는 'A Praise Chorus' 역시 듣기 편한 팝 펑크 곡으로 묘하게 가슴을 저미는 멜로디를 담고 있다. 이어 빌보드 모던락 차트에 들어선 'The Middle'은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의기를 북돋는 작품이다.

 

이어 어쿠스틱한 기타와 퍼커션으로 이루어진 'Your House'와 밝게 어른거리는 기타와 느리게 내리치는 드럼, 오르간으로 구성된 'Hear You Me'와 같은 발라드한 작품도 눈에 띤다.
새 앨범은 이제까지 이들이 단단히 구축해놓은 사운드에 대중적인 성향과 동시대의 필을 가져다놓았다. 언뜻 보면 여타 팝 펑크 밴드들과 비슷한 듯하지만 반복청취를 통해 지미 잇 월드만의 매력을 조금씩 알게 될 것이다. 이는 스트레이트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어진 송라이팅과 함께 마냥 밝은 듯하면서도 내성적이고 강한 듯하면서도 연약한 이들만의 감수성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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