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혀 주목할 만한 일이 아니지만 예전엔 여성으로만 구성된 록 그룹의 등장은 놀라운 일이었다. 우선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초의 여성 록 밴드로 기록되는, 런어웨이스(The Runaways)의 출현은 신기원 적인 일이었다. 이후에도 팝적인 느낌이 강했지만 고고스(Go Go's), 뱅글스(The Bangles)와 같은 밴드들이 속속 나타났다. 이들은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록은 '남성만의, 남성을 위한 것'이라는 편견을 지워 버렸다.
록의 하부 디렉토리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음악인 헤비메탈도 금녀(禁女)의 영역은 될 수 없었다. 1980년대 후반 데뷔한 빅슨은 뛰어난 연주력과 파워를 겸비한 여성 헤비메탈 그룹. 이들은 힘있는 사운드에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를 접목, 한때 '여성 본 조비'라 불렸다.
1981년 LA에서 결성된 빅슨은 처음엔 클럽 씬을 주무대로 활동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밴드였다. 1987년 세계적 레코드사인 이엠아이(EMI) 소속의 뮤지션이 되면서 이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발휘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1년 후 첫 앨범 을 공개하며 빅슨은 즉각 록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넷 가드너(Janet Gardner)의 후련한 보이스와 잔 퀘네문드(Jan Kuehnemund)의 탄탄한 기타 플레이는 이들이 급조된 '기획 그룹'이 아닌 진짜 실력파 뮤지션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Edge of a broken heart'와 'Cryin''은 빌보드 차트 상위권을 넘나들었고, 음반은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기록했다.
1990년에 발표한 2집 역시 나무랄 데 없는 곡들을 담고 있었지만 전작만큼의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데 실패했다. 헤비메탈의 시대도 그 해를 고비로 하향세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1998년 긴 공백을 깨고 내놓은 은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다.
빅슨은 여성들이 록을 연주하는 것이 '신기한' 일도, '재미있는' 일도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 그룹이다. 엘세븐(L7), 홀(Hole), 베이브스 인 토이랜드(Babes In Toyland)가 이끌었던 '라이옷 걸(Riot Grrrl) 운동'은 이런 선배들의 자양분에 더욱 '날이 선' 리프와 메시지를 추가해 1990년대의 간과할 수 없는 시선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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